능주향교(전교 서상연)가 선비들의 옷을 입은 어린이들로 북적거렸다. 조선시대 성균관 유생들의 교복인 ‘유복’을 입은 어린이들의 얼굴은 진지하면서도 해맑은 웃음이 가득 했다.

능주향교는 지난 23일 어린이와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향교에서 꽃 피우는 창의체험’ 1일 스테이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살아 숨 쉬는 향교·서원만들기, 유교문화 활성화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향교에서 꽃 피우는 창의체험’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향교와 서원 등 조선시대 유학과 지역의 전통문화, 전통예절에 대해 올바로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1일 스테이는 임영임 전남여성유도회장이 강사로 초빙돼 어린이와 학부모 등 50여명에게 유복의 명칭과 입는 법, 유생들의 인사예절, 조선시대 유학과 향교의 역사와 유래 등을 알렸다.

대부분 처음 입어보는 유복에 어린이들은 신기해하며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몇몇 어린이들은 2010년 KBS2TV를 통해 방영됐던 사극 ‘성균관 스캔들’을 떠올리며 성균관 유생인 된 듯 진지한 모습으로 체험에 참여했다.

유복이 낯설기는 학부모들도 마찬가지였다. 학부모들은 서상연 전교와 임영임 강사가 유복의 부분별 명칭과 착용법 등을 알려줬지만 서로서로 유건 쓰는 법 등을 물어보며 아이들의 유복입기를 거들었다.

유복으로 갈아입고 의젓해진 어린이들은 유생들의 인사법인 공수인사와 선비들의 걸음걸이를 배웠다. 공수인사는 배꼽 위에 남자는 오른손 위에 왼손을 올리고, 여자는 왼손 위에 오른손을 올린 후 두발을 가지런히 모으고 45도 정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인사법이다.

성균관은 전국의 내놓으라하는 수재들이 모여 공부하던 곳으로 지금의 국립대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이다.

성균관 유생들은 평상시 공수인사 자세에서 두 손을 가슴 위로 올리고 유복으로 손등을 가린 채 고개를 세우고 도도하게 걸었다는 강사의 설명을 따라 유생들의 걸음걸이를 체험하는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유복을 입은 어린이들은 서상연 전교와 함께 능주향교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유학과 향교, 서원의 역사와 유래 등을 들은 후 대성전에 배향된 공자를 비롯한 39명의 선현들에게 예를 올렸다.

유복입기 체험과 향교 둘러보기가 끝난 후에는 투호를 비롯한 전통놀이와 국악 난타 체험에 이어 능주향교 인근에 위치한 조선시대 개혁가 조광조 선생 유배지와 세계문화유산 화순고인돌유적지를 둘러봤다.

이날 어린이들의 창의체험 활동은 광주KBS1TV 교양프로그램 '필통' 팀에서 촬영,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방영될 예정이다.

서상연 전교는 “유교는 ‘종교’가 아니라 학문이며, 향교 역시 종교시설이 아니라 지역인재양성을 위해 국가가 운영한 교육기관이다”며 “향교에서는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만큼 관심을 갖고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능주향교는 화순군에 있는 3곳의 향교 중 가장 먼저 지어진 곳으로 1392년 조선 태조 원년에 창건됐으며 유림들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곳이다.

능주향교에서는 살아 숨 쉬는 향교문화재 활용사업과 유교문화활성화사업을 통해 유교아카데미, 고전속보물찾기, 청출어람, 향교 작은음악회, 청소년인성교실, 향교에서 꽃 피우는 창의체험, 호락호락 온고지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문의 : 능주향교( 061-372-1476/누리집 http://njhyanggyo.kr)





박미경 기자 mkp0310@hanmail.net        박미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