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총선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보고 절묘했다고 한다. 2000년 16대 총선 이후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에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국민들의 정치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져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123석으로 제1당을 차지했고, 새누리당이 122석, 국민의당 38석 등을 차지했다. 이는 공천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해 볼 수 있다.

사상 초유의 ‘옥새 파동’을 일으킨 새누리당은 180석을 자신했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녹색돌풍으로 38석을 차지한 국민의당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겨주었다.

더불어민주당은 호남에서는 참패를 했지만, 제1당으로 수권정당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선거를 총체적으로 보면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과 호남에서는 더민주의 심판론이 힘을 얻고 있다.

대통령 임기 4년차에 치러진 선거지만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는 사라지고 깜깜이 선거라는 지적이다.

정책 경쟁과 관계없는 선거구획정이 늦어진데다 이후에는 야권연대 성사 여부가 주된 관심사였다.

야권의 분열로 ‘일여다야’ 구도를 반색했던 새누리당은 지리멸렬한 정치상황에 빠졌고, 창당 3개여월 밖에 안된 국민의당은 정국 주도권잡기에 들어갔다.

제3당으로서 독자생존에 들어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선거는 새로운 비전은 없었지만 새로운 3당 체제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거대 양당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타협과 협상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반목을 거듭해 온 터라 양당체제는 한국정치를 퇴보시켰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양당체제의 폐해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총선에서 민심이 드러났듯이 국민들은 3당체제를 갈망했던 것이다.

국민의당은 교섭단체 중심으로 운영되는 여소야대의 국회에서 ‘협치’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그동안 끝없는 정쟁과 대치로 민생을 외면했던 거대 양당은 이제는 국민의당의 협조를 얻기 위해 변화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국회선진화법, 노동개혁법 등 쟁점법안에 대한 국민의당의 캐스팅보트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조만간 야권을 중심으로 정계개편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당의 성공 여부는 당의 정체성 확립에 달려 있다.

선거 승리를 위해 모여든 기성 정치인, 보수세력, 호남세력을 어떻게 중도·새정치 프레임에 담아낼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여기에 호남정치역할도 중요하다.

새누리당이 총선 참패로 인해 당내 내분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전남 장성출신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지역적으로 호남이 불모지이지만, 당이 어려운 시기에 계파색이 엷고 호남 출신인 김 전총리가 적임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3선에 성공한 이정현(순천) 의원 역시 새누리당 당권 도전에 나섰다.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 등을 지낸 박근혜 대통령의 입으로 통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남 고흥출신으로 4선에 오른 송영길 의원은 당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또 전북 출신의 정세균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호남 제1당으로 부상한 국민의당은 광주전남지역 출신 4선이상 중진 의원인 박지원 의원과 박주선 의원, 천정배 의원 등 3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의 역할이 관심사다.

이처럼 향후 정치지형 변화와 정당경쟁 등 다양한 형태의 정치상황이 전망된다.

기득권의 구태와 양당독점체제의 기성 정치인들이 변화와 개혁에 동참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여소야대와 3당체제의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심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김성권 편집국장 ksg57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