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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탈당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야권의 텃밭이자, 심장부인 호남지역의 정치지형이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마이웨이를 선택했다.

특히 비주류측의 도미노 탈당이 예견돼 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호남지역은 새정치연합과 신당창당 작업을 진행 중인 세력간 치열한 선거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며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혁신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못했고 야당조차 기득권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새정치를 주창하며 신당 창당을 추진하다 지난해 3월 당 대 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던 안 전 대표가 1년9개월여만에 또 다시 새로운 선택을 했다.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둔 호남지역 정치권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특히 그동안 친노와 비주류간 갈등으로 문재인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는 반면 안 전 대표는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신당 창당과 관련, "다음 기회에 밝히겠다"고 말했지만, `새정치', `정치개혁'을 기치로 세력을 새롭게 규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비노’, ‘비문’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거나 과거 `새정치연합' 신당을 추진했던 인사들이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헤쳐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광주전남지역 탈당 의원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호남지역에서 탈당이 예견됐던 황주홍 전남도당위원장과 유성엽 전북도당위원장 등이 향후 거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광주지역 현역 국회의원 1~2명도 안 전 대표와 행보를 같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황주홍 의원과 김동철 의원은 탈당 1순위로 점치고 있다.

앞으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최대 30여명이 탈당해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당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비등하다.

이로 인해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호남지역은 새정치연합과 신당 추진 세력간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열한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천정배 신당(가칭 국민회의), 박주선 신당(가칭 통합신당), 박준영 신당(가칭 신민당) 등 호남발 신당창당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안 전 대표도 신당 창당에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들 세력은 결국 이합집산으로 뭉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안 전 대표와 이날 창당발기인대회를 가진 천정배 신당의 연대 및 통합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천 의원은 최근 "제1야당은 수명을 다했다"면서 안철수 전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에게 신당에 함께 하자고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혁신전대를 주장하며 2단계로 천 신당과의 통합을 주장했었다. 새정치, 정치개혁을 또 같이 주장하는 안 전 대표와 천 신당이 손을 잡으면 내년 4월 호남지역 총선은 새정치연합과 신당간 치열할 선거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의 한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전 대표는 새정치연합 중심인 호남 민심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것같다. 호남민이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지금의 당으로서는 안된다는 것 아니냐"면서 "이번 결정은 새로운 야당을 만들기 위한 한 걸음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이어 "총선과 대선에서 누가 옳은지 국민이 결론을 내릴 것이다"면서 "안 전 대표와 천의원은 결국 합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안철수 전 대표 탈당 기자회견 전문】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납니다.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고 또 혁신해서, 지지자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정당, 국민이 믿고 정권을 맡길 수 있는 정당으로 바꾸라는 당원과 국민의 염원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은 너무도 강하고 저의 능력이, 힘이 부족했습니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습니다.

저의 부족함과 책임을 통감합니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이제까지 늘 야당의 통합과 정권교체를 위한 선택을 해 왔습니다. 대통령 후보를 양보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합했습니다.

그럼에도 정권교체는 실패했고, 정치혁신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못했고, 야당조차 기득권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지금 야당은 국민에게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합니다. 세상을 바꿀 수도,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들지도 못합니다.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활로를 찾으려면, 모든 것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마땅합니다.

그런데도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습니다.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안에서 도저히 안 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저는 지금,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합니다.

저는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섭니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습니다. 그러나 목표는 분명합니다.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할 것입니다.

정권교체는 그 시작입니다.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습니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할 것입니다.

당원 동지 여러분, 국민 여러분 지켜봐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2015. 12. 13 안 철 수




김성권 기자 ksg5726@naver.com        김성권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